불면증 환자의 교감신경(자율신경계 중 각성과 긴장을 담당하는 신경)은 잠을 못 잔 것 자체를 위협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던 저는 이 사실을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이해했고, 커피를 끊은 뒤 그 변화를 몸으로 확인했습니다. 교감신경이 불면증을 키우는 구조중학교 시험 기간, 저는 믹스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돌아보면 그 시절부터 잠드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고 새벽에 한번 깨면 두세 시간씩 천장만 보다 날이 밝았습니다. 당시엔 그냥 예민한 성격 탓이라고 넘겼지만, 사실은 카페인이 교감신경을 계속 자극하고 있었던 겁니다.교감신경이란 우리 몸이 위협이나 긴장 상태를 감지했을 때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자율신경입니다. 쉽게 말해, 어두운 골목에서 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달고 짠 고칼로리 음식을 배달 어플로 주문해 놓거나 평상복으로 갈아 입기도 전에 냉장고에서 달달한 간식부터 찾는 경험, 저는 수십 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것으로 푼다는 말이 딱 제 이야기였는데, 50대에 접어들면서 몸이 조금씩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달달하고 맵고 짠 음식이 정말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느끼도록 뇌가 착각하는 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차이가 결정적이었습니다.식이행동: 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달달한 걸 찾을까 어릴 때부터 저는 한식보다 빵이나 라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훨씬 좋아했습니다. 취학 전 사진을 보면 비만 상태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업무 스트레스나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면..
치매는 진단을 받기 10년 전부터 뇌에서 서서히 시작된다고 합니다. 전체 치매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인데, 주변에서 두 분의 사례를 직접 지켜보고 나서야 저도 이 숫자가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가 보다 했던 작은 신호들이, 돌이켜보면 전부 초기 증상이었습니다. 치매 조기발견,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여동생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홀로 사시던 분이라 가족이 매일 곁에 있지 않으니, 초반 변화를 알아채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건강하게 생활하셨고, 건망증도 "나이 드니까 그렇지" 수준이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두고 완전히 잊어버려 불이 날 뻔한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게 한두 번이..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제가 그냥 '덜렁대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리고, 약속에 늦고, 대화 중간에 끼어드는 게 성격 탓이라고만 여겼거든요. 그런데 2~3년 전부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기 시작했고, 체크리스트를 해볼 때마다 결과가 같게 나왔습니다. '나도 혹시?' 싶어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제 언어 습관과 행동 패턴이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었습니다. ADHD인 사람의 말실수, 대화패턴 제가 직접 겪어보니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은 대화 도중이었습니다. 상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제 입에서 말이 튀어나오거든요. 상대 입장에서는 분명 기분 나쁜 상황인데, 정작 저는 그 순간을 인식조차 못 할 때가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내가 언제 그랬어?"라고 반문했던 기억..
솔직히 저는 40대 초반에 시력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이미 노화가 진행 중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자리에서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안경을 쓰고 있었고 특별히 불편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다초점 안경을 끼고도 작은 글씨 앞에서 눈을 가늘게 뜨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때 왜 무시했을까 후회가 됩니다. 노안은 막을 수 없지만, 늦출 수는 있습니다. 그 방법이 생각보다 일상 깊숙이 있었습니다. 당 섭취와 가시거리 — 제가 놓쳤던 두 가지노안이 오는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건 최근 일입니다. 우리 눈 안에는 수정체(crystalline lens)라는 렌즈가 있습니다. 여기서 수정체란, 카메라로 치면 초점을 조절하는 렌즈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가까운 것을 볼 때는 도톰하게 부풀어..
외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 모두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당뇨'라는 단어만 들어도 몸이 굳는 편입니다. 올해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 들고 나서야 비로소, 두려움으로만 알고 있던 이 병을 제대로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뇨는 생각보다 훨씬 다루기 쉬운 병입니다. 단,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뭔지,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당뇨의 원인으로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저도 단어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실제로 몸에서 어떻게 벌어지는 일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들을수록 어렵게만 느껴졌고, 결국 "살찌면 당뇨 걸린다"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란, 쉽게 말해 세포가..